2026년 7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국어 문학 26~31번 갈래복합에 실린 윤기 「한거필담」은 두 태도를 대비합니다. 공자와 안자는 많이 알아도 남에게 묻고 배우지만, 지금 사람들은 조금 아는 지식과 예외적인 사례를 내세워 남을 비웃습니다. 이번 시험에서 갈린 기준은 예외를 알게 된 뒤 보편 명제를 어떻게 판단하는지와, 작품 속 글쓴이가 그 예외를 든 태도를 왜 비판하는지를 구별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시험에서 확인한 출발점: 묻는 태도
첫머리에서 멈출 말은 ‘묻는다’입니다. 윤기는 공자와 안자를 높이 세워 놓고, 그들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보다 누구에게 물었는지를 먼저 보여 줍니다. 공자는 예와 관직을 묻고 거문고를 배웁니다. 안자도 학식이 적거나 능하지 못한 사람에게 묻죠.
스승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말은 아무에게나 휘둘린다는 뜻이 아닙니다. 배울 점이 보이면 상대의 높낮이를 따지지 않는 태도입니다. 공자와 안자의 모습은 뒤에 나오는 지금 사람들을 비추는 기준이 됩니다. 많이 알고도 묻는 사람과 조금 알고도 자신만 옳다고 여기는 사람이 대비돼요.
29번의 판단 기준은 여기에 있습니다. 자신이 많이 안다고 생각하더라도 남에게 배우기를 꺼려서는 안 된다는 태도가 글쓴이의 생각입니다. 어려운 글자나 기이한 문장을 아는 사실 자체가 뛰어난 견해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지금 사람들은 작은 앎을 자랑으로 바꿉니다
뒤이어 나오는 사람들은 책과 역사 기록을 조금 읽고 곧바로 자기만 옳다고 여깁니다. 기이한 문장을 발견하면 큰 학자가 된 듯하고, 어려운 글자를 기억하면 남보다 뛰어난 견해를 지닌 듯 말하죠. 남들이 잘못 읽던 글자를 하나 알게 되면 남을 비웃지만, 자기 오독은 보지 못합니다.
이 대목에서는 ‘조금’과 ‘우연히’를 함께 보세요. 조금 읽었고 우연히 알게 된 지식이 더 배우려는 마음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남을 낮추고 자기 이름을 높이는 말로 바뀌죠. 윤기가 비판하는 현학적 태도는 지식의 양보다 지식을 다루는 태도에서 드러납니다.
이번 시험에서 갈린 조건: 예외와 보편 판단
나무에 오르는 물고기 대목은 사실 여부만 따지면 길을 잃기 쉽습니다. 윤기는 나무에 오르는 물고기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지우지 않아요. 다만 그런 특이한 사례를 들고 연목구어의 비유를 비웃으며 맹자를 깎아내리는 태도를 가소롭게 봅니다.
글쓴이의 설명에서는 물고기가 물에 살고 나무에 살지 못하는 것이 상리이고, 나무에 오르는 물고기는 무리한 가운데 간혹 있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특이한 물고기를 안다는 사실만으로 목적과 수단이 어긋난 일을 가리키는 연목구어의 비유가 무효가 되지는 않는다고 말합니다. 작품 안에서는 예외를 내세워 큰 뜻을 함부로 뒤집는 태도가 문제입니다.
여기서 구분할 두 층위
30번은 작품의 태도와 제시 조건을 나누어 보게 했습니다
30번 정답률은 화법과 작문 51%, 언어와 매체 58%였습니다. 화법과 작문에서는 한 오답 선택이 21%, 언어와 매체에서는 다른 오답 선택이 20%였습니다. 이 문항에서는 작품의 글쓴이 생각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검은 백조 사례라는 제시 조건에 맞춰 반응을 판단해야 했습니다.
검은 백조 사례에서는 반례가 발견된 뒤 ‘모든 백조는 희다’라는 명제가 깨집니다. 같은 조건에서 나무에 오르는 물고기가 발견되면 ‘모든 물고기는 나무에 오를 수 없다’는 일반화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이 판단과 「한거필담」이 비판하는 현학적 태도를 한 덩어리로 처리하면 두 기준이 섞입니다.
작품 안에서는 특이한 물고기를 안다는 사실로 성현을 비웃고, 비유의 뜻까지 밀어내는 태도가 문제입니다. 30번에서는 제시된 조건이 보편 명제의 일반화 오류를 묻습니다. 문제에서 어떤 기준을 주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화서와 빙잠은 같은 잘못을 다시 보여 줍니다
화서와 빙잠은 앞의 물고기 이야기와 같은 자리에 놓입니다. 불에서 산다는 쥐와 얼음에서 길러진다는 누에를 안다고 해 봅시다. 그 지식을 내세워 쥐는 불에서 살지 못하고 누에는 얼음에서 기를 수 없다는 보편적인 말을 비웃는다면, 윤기가 비판한 태도가 다시 나타납니다.
31번에서도 이 점을 확인했습니다. 전설적이고 예외적인 사례를 안다는 이유로 상리를 비판하는 태도는 진정한 앎을 추구하는 자세가 아닙니다. 중요한 의미를 놓치고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 지엽적 태도이며, 지식으로 자신을 과장하는 현학적 태도와 이어집니다.
관규여측에서 글쓴이의 탄식이 나옵니다
관규여측은 대롱으로 하늘을 보고 표주박으로 바닷물을 헤아리는 좁은 안목을 말합니다. 윤기는 이런 시선으로 남을 함부로 평가하는 일을 두고 탄식합니다. 부분만 보고 전체를 말하는 태도가 결국 가치 판단까지 뒤집는다고 보는 거예요.
글쓴이의 탄식은 하찮은 돌을 보배로 여기고 참된 옥을 버리는 일, 평범한 새를 귀하게 여기고 봉황을 깎아내리는 일까지 이어집니다. 작은 지식에 취하면 큰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설의적 표현으로 끝맺는 말투에서도 잘못된 학문 태도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드러납니다.
많이 묻는 부분
「한거필담」에서 가장 먼저 잡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공자와 안자가 남에게 묻는 장면입니다. 처음부터 많이 아는 사람도 묻는다는 기준을 세워 두면, 뒤에 나오는 지금 사람들의 잘난 체가 훨씬 또렷하게 보입니다.
나무에 오르는 물고기가 있다면 연목구어는 틀린 말 아닌가요?
작품 안에서는 예외적인 물고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비유의 뜻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다만 30번처럼 별도의 제시 조건이 붙으면, 그 조건이 요구하는 보편 명제의 판단을 따로 해야 합니다. 작품의 견해와 문제의 조건을 구분하세요.
「과폐탄」과는 어디에서 이어지나요?
두 작품 모두 잘못된 학문 태도를 비판합니다. 「과폐탄」은 급제 욕망 속에서 학문과 예절이 무너지는 모습을, 「한거필담」은 얕은 지식과 예외 사례로 남을 낮추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공통점과 차이를 나누면 갈래복합 문항의 기준이 선명해집니다.
한 줄로 잡으면 윤기 「한거필담」은 예외 지식을 들고 큰 이치와 배움의 태도를 함부로 뒤집는 사람들을 꾸짖는 고전 수필입니다.
이번 시험 지문 세트의 전체 문항과 상세 해설은 외솔클래스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