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솔스터디
외솔스터디
국어 공부를 위한 최고의 선택! 내신 국어, 수능 국어, 중등부터 고등 국어까지 한번에! 중간고사·기말고사 국어 영역에서 최고의 성적을 얻을 수 있는 선택! 문학, 비문학, 문법, 화작, 언매 공부 자료 여기에 다 있다!
이 블로그 검색

김명인 「분수」, 무지개 생과 푼수의 의미 | 2026년 7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국어

김명인 「분수」의 상승과 붕괴, 무지개 생, ‘도로·푼수’의 자기 성찰과 2026년 7월 고3 전국연합 33번의 주요 오답 원인을 분석합니다.
「분수」, 무지개 생과 ‘푼수’에서 읽는 삶의 반복
현대시 김명인 2026년 7월 고3 전국연합 문학 32~34번

2026년 7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문학 32~34번에는 박목월의 「회귀심」과 김명인의 「분수」가 함께 출제됐습니다. 「분수」는 공원의 물줄기를 바라보는 장면에서 시작하지만, 감상의 중심은 분수의 외형에만 머물지 않아요. 높이 솟았다가 무너지는 운동은 반복되는 생계와 고단한 시간을 떠올리게 하고, ‘분수’와 ‘푼수’의 말놀이는 화자의 자기 성찰을 드러냅니다. 물과 빛 사이에 생긴 무지개는 짧게 피어나는 또 다른 삶의 이미지이고요. 시의 끝에서는 그 무지개가 벤치 위에 지쳐 누운 존재에게로 향합니다. 물줄기의 움직임, 화자의 자기 인식, 타인을 향한 연민을 이어 읽는 것이 이 작품의 핵심입니다.

「분수」의 시상 전개는 ‘솟음과 허물어짐 → 무지개 생 → 도로와 푼수 → 벤치의 풋잠과 저녁 무지개’로 이어집니다. 앞부분의 분수와 마지막의 벤치 장면을 따로 떼지 말고, 반복되는 삶을 바라보는 화자의 시선이 어디까지 넓어지는지 따라가면 됩니다.

솟고 허물어지는 운동이 시 전체를 이끕니다

첫 장면의 분수는 허공에 ‘사직’을 내다 걸 만큼 장대하게 솟습니다. 국가의 기틀을 떠올리게 하는 말과 신전·기둥의 이미지가 물줄기에 웅장한 높이를 부여하죠. 그 기둥은 곧 끝없이 허물어지고, 사막의 모래처럼 흩어집니다. 분수의 상승은 오래 유지되는 성취가 아니라 무너짐을 품은 순간적인 장관으로 그려집니다.

여기서 상승과 하강을 단순한 방향 대비로만 읽으면 작품의 정서가 평면적으로 보입니다. 분수는 물을 끊임없이 뿜어 올리지만 같은 자리로 돌아옵니다. 화려한 움직임 안에 반복과 소진이 함께 들어 있는 셈이죠. 뒤에 나오는 ‘도로’, ‘쳇바퀴 살림’, ‘척추를 허물어뜨린 분수’도 모두 이 운동에서 이어집니다.

무지개 생은 반복 속에서 잠깐 열리는 다른 삶입니다

물줄기 사이의 ‘무지개 생’은 분수가 꿈꾸는 또 다른 삶을 가리킵니다. 햇빛과 물이 만나는 짧은 순간에 무지개가 생기고, 화자는 그 장면을 ‘물이 꿈꾸는 또 다른 물’이라고 표현합니다. 문장에 드러난 주체는 ‘물’이며, 작품 안에서는 분수의 물줄기를 뜻해요. 따라서 무지개 생은 화자의 막연한 공상이 아니라 분수에 부여된 꿈의 이미지로 읽어야 합니다.

무지개는 이 시에서 화려한 장식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분수는 매번 솟고 무너지지만, 그 반복 사이에 잠깐 다른 빛을 만들어 냅니다. 후반부의 저녁 무지개도 같은 역할을 하죠. 지친 일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주 짧게 비치는 꿈과 위안이 무지개 이미지에 담겨 있습니다.

실제로 가장 많이 갈린 것도 이 표현을 다룬 33번이었습니다. 정답률은 화법과 작문 54%, 언어와 매체 63%로, 오답률이 각각 46%와 37%였어요. 특히 ‘꿈꾸는 주체를 분수로 본 판단’을 틀렸다고 고른 비율이 28%와 25%였습니다. 문장에 쓰인 ‘물’을 분수와 별개의 대상으로 읽으면서 생긴 오답이죠. ‘물’은 앞에서 묘사한 분수의 물줄기이므로 꿈의 주체를 분수와 연결한 판단은 자연스럽습니다.

‘분수-제 분수-푼수’가 화자의 자기 인식을 만듭니다

평일 오후 내내 분수대 옆에 앉아 있던 화자는 분수가 물줄기를 펼쳤다가 거두는 수고를 ‘도로’라고 부릅니다. ‘도로’는 아무런 보람이 없는 수고라는 뜻입니다. 같은 움직임을 되풀이하는 분수의 모습에서 쳇바퀴 같은 생활을 읽어 낸 것이죠. 분수에 대한 관찰이 삶의 반복과 피로에 대한 생각으로 깊어지는 대목입니다.

곧이어 화자는 ‘제 분수도 모르면서’ 분수를 바라보는 자신에게 ‘푼수!’라고 말합니다. 소리가 비슷한 ‘분수’와 ‘푼수’를 잇는 말놀이는 웃음을 위한 장치로만 쓰이지 않아요. 보람 없이 움직이는 분수를 평일 오후 내내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자신도 함께 돌아보게 합니다. 짧은 감탄 속에 자조와 자기 성찰이 겹쳐 있습니다.

벤치 위 풋잠으로 시선이 옮겨 가며 연민이 깊어집니다

‘척추를 허물어뜨린 분수’는 꼿꼿이 솟던 물기둥이 힘을 잃고 내려앉는 모습을 사람의 몸처럼 표현한 말입니다. 이어 신문지로 얼굴을 가린 채 벤치에 길게 누운 존재가 나타나면서 분수의 피로와 사람의 고단함이 포개집니다. 막막한 살림에 지친 몸이 잠시 중심을 내려놓은 장면으로 볼 수 있어요.

화자는 벤치 위 존재의 풋잠에 ‘오색 꿈결’이 섞이는지 묻고, 저녁 햇살은 그쪽으로 환한 무지개를 보냅니다. 이 장면의 중심 정서는 지친 존재를 향한 연민과 작은 소망입니다. 벤치에 누워 풋잠을 자는 생활 자체를 화자의 동경 대상으로 규정하면 태도를 지나치게 넓힌 판단이 됩니다. 화자가 바라는 것은 고단한 잠에도 잠시 밝은 꿈이 깃드는 일이죠.

무지개 이미지의 연결도 기억할 만합니다. 앞부분의 무지개 생은 분수가 꿈꾸는 또 다른 삶을 보여 주고, 마지막의 무지개는 벤치 위 존재에게 건네는 위안으로 이어집니다. 같은 이미지가 분수의 꿈에서 타인을 향한 연민으로 의미를 넓혀 갑니다.

「분수」는 솟았다가 무너지는 물줄기에서 반복되는 삶의 피로를 보고, 그 사이에 생기는 무지개에서 짧은 꿈을 발견한 작품입니다. ‘도로’와 ‘푼수’는 화자의 자기 성찰을, 벤치 위 풋잠과 저녁 무지개는 지친 존재를 향한 연민을 보여 줍니다. 문제를 풀 때는 물줄기의 실제 움직임, 꿈꾸는 주체, 화자의 태도가 어디까지 드러나는지를 구분해 두면 판단이 정확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