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국어 문학 18~21번 「화산중봉기」는 혼담을 확인하는 장면과 가짜 선옥을 둘러싼 송사 장면을 함께 제시합니다. 앞부분에서는 속임을 통한 선보기가 결연을 추진하고, 뒷부분에서는 진짜와 가짜를 가르는 상황 속에서 농옥의 판단이 시험받아요. 20번 정답률은 화법과 작문 65%, 언어와 매체 76%였습니다. 화법과 작문에서는 한 오답 선택이 21%였지만, 선택 비율만으로 오답 이유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시험에서 갈린 기준은 통판과 농옥이 무엇을 근거로 말하고 어떤 요구를 하는지였습니다.
20번에서 확인할 기준은 발화의 겉모양이 아니라 근거와 기능입니다. 통판은 김 처사의 집안과 덕행을 들어 선옥을 좋게 짐작하고, 농옥은 자신이 병자가 아니라는 근거를 들어 공정한 판결을 청합니다. 두 발화를 같은 방식으로 묶으면 방향이 어긋나요.
이번 시험에서 확인한 화소: 속임을 통한 선보기
혼담 장면에서는 누가 누구를 어떻게 확인하는지 먼저 보면 됩니다. 통판은 김 처사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집안과 덕행을 들은 바탕으로 선옥도 충효를 갖추었으리라 짐작합니다. “호랑이는 개의 새끼를 아니 낳는다”는 속담도 그 추정을 밀어 줘요.
통판은 말만 듣고 혼사를 끝내지 않습니다. 시비를 보내 자세히 살피라고 하고, 통판의 부인도 추월을 보내 선옥을 보게 하죠. 고전소설의 혼담 장면에서는 당사자가 바로 만나기 어려워서 시비의 관찰과 말이 혼사의 확인 과정에 들어갑니다.
김 처사 쪽에서도 향임이 여승으로 꾸미고 농옥을 보러 옵니다. 춘파가 사실을 털어놓은 뒤 통판의 부인은 일의 형세를 헤아려 죄를 묻지 않아요. 속임은 결연을 깨는 쪽이 아니라, 두 집안이 혼사를 신중히 확인하고 추진하는 쪽으로 이어집니다.
주변 인물의 시선은 선옥과 농옥의 비범함을 보여 줍니다
향임과 추월의 시선도 놓치면 안 됩니다. 향임은 농옥을 인간 세상의 사람 같지 않다고 말하고, 추월은 선옥을 보고 감히 머리를 들지 못하죠. 주인공이 직접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주변 인물의 평가를 통해 두 사람의 비범함을 보여 주는 방식입니다.
이 대목은 뒤의 송사 장면과도 이어져요. 앞부분에서는 주변 인물이 농옥의 비범함을 보여 주고, 뒤에서는 농옥이 가까이에서 살아 온 부군의 얼굴이 다르다는 판단을 끝까지 지킵니다. 가짜 선옥을 부정하는 농옥의 말이 단순한 고집이 아니라 소신 있는 태도로 읽히는 까닭입니다.
읽을 때 멈출 지점은 “누가 예쁘다”보다 “누가 누구를 보았나”예요. 향임은 농옥을 보고, 추월은 선옥을 봅니다. 두 시비의 관찰이 맞물리면서 남녀 주인공은 비범한 짝으로 제시돼요.
송사 장면에서는 판단 근거가 갈립니다
중략 뒤부터는 혼담보다 송정에서 오가는 말을 따라가야 합니다. 선옥은 농옥에 대한 오해로 집을 떠났고, 형옥은 재산을 차지하려고 가짜 선옥을 데려옵니다. 부모와 친척, 노복과 이웃은 그를 선옥으로 받아들이지만 농옥만은 그 사람이 부군이 아니라고 주장하죠.
김 처사의 말은 늦게 얻은 외아들에 대한 마음에서 나옵니다. 삼 년 만에 돌아온 사람이 선옥이라고 믿고, 농옥의 주장 때문에 가문이 끊길까 걱정하죠. 부사도 처음에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무게를 둡니다. 갓난아이 때부터 기른 자식을 부모가 모르겠느냐는 말은 송정 안에서 강한 근거로 들립니다.
농옥의 말은 여기서 결이 다릅니다. 부모의 천륜을 막무가내로 부정하지도 않고, 부부의 정리가 부모의 정리보다 앞선다고 우기지도 않아요. 농옥은 가까이에서 보아 온 부군의 얼굴이 다르다는 점을 근거로 듭니다. 또 침식과 행동거지가 평상시와 같다고 말하며 자신을 병자로 본 부사의 판단을 반박하죠. 두 근거를 나누어 읽어야 농옥의 주장이 정확하게 보입니다.
이번 시험에서 갈린 기준: 발화의 근거
20번은 발화의 겉모양만 보면 헷갈립니다. 통판의 말에는 김 처사의 행적과 덕행 평가, 속담, 시비를 보내 살피라는 요구가 함께 들어 있어요. 여기서 멈출 말은 “얼굴을 본 적이 없으나”입니다. 통판은 김 처사와의 친분을 내세우지 않고, 알려진 행적과 집안의 됨됨이로 선옥을 좋게 짐작합니다.
농옥의 말에서는 “병자”라는 말에 멈추면 됩니다. 부사가 농옥의 판단을 병자의 말처럼 밀어내자, 농옥은 먹고 자고 움직이는 일이 평상시와 같다고 답합니다. 그런 뒤 하늘을 언급하며 공정한 판결을 청하죠. 상대방의 인식을 바꾸라고 몰아붙이는 말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이 온전하다는 근거와 판결을 바라는 요구를 함께 제시한 발화입니다.
통판은 시비를 보내 살피라고 요구하고, 농옥은 부사에게 공정하게 판단해 달라고 청합니다. 통판의 명령 형식과 농옥의 부탁 형식을 나누어 읽으면 두 발화의 기능이 선명해져요.
부사는 바로 결론으로 가지 않습니다
부사는 농옥을 나무라지만, 판결 장면 전체를 보면 한쪽 말만 듣고 끝내지 않아요. 처음에는 부모와 자식의 천륜에 무게를 두고 농옥에게 마음을 고치라고 하죠. 그런데 삼부자의 말만으로는 판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김 처사의 부인과 농옥을 부릅니다. 양쪽 말을 들은 뒤에도 진짜 선옥이 나타나기 전에는 결단하기 어렵다고 말하고요.
부사의 처결은 진짜와 가짜를 밝혀낸 자리까지 가지 못합니다. 김 처사 쪽에는 집안의 법도를 안정시키라고 하고, 농옥에게는 본가에 가서 진짜 선옥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라고 하죠. 사건을 해결했다기보다 당장 무너진 집안 질서를 임시로 정돈한 처결입니다. 그래서 부사를 농옥을 의도적으로 곤경에 빠뜨리는 인물로만 읽으면 지문과 맞지 않아요.
18~21번에서 남길 장면
이번 문항은 사건 흐름, 진정과 판결의 연결, 발화의 근거, 화소의 적용을 차례로 확인했습니다. 까치가 짖은 일을 길조로 단정하지 않는지, 김 처사의 염려와 부사의 처결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농옥이 어떤 근거로 판단을 지키는지를 장면별로 연결하세요. 고전소설은 줄거리만 외우기보다 인물이 말하는 근거와 그 말이 놓인 상황을 함께 봐야 합니다.
많이 묻는 부분
까치가 세 번 짖은 일은 바로 길조인가요?
바로 길조로 확정하면 안 돼요. 김 처사 부부는 길흉을 알지 못해 민망해하죠. 뒤이어 향임이 밝은 낯빛으로 돌아오면서 좋은 소식의 분위기가 생기지만, 처음부터 길조라고 판단했다고 읽으면 지문과 맞지 않습니다.
농옥은 부모의 천륜을 부정하나요?
그렇게 읽으면 농옥의 말이 너무 거칠어집니다. 농옥은 부부의 정리가 부모의 정리보다 크다고 우기지 않아요. 가까이에서 보아 온 부군의 얼굴이 다르다는 점을 근거로 듭니다. 가짜가 선옥으로 인정되면 김 씨 집안의 인륜도 어그러진다는 호소까지 함께 읽으면 됩니다.
부사의 판결은 농옥의 말을 완전히 무시한 것인가요?
완전히 무시한 판결로 읽으면 장면이 너무 단순해집니다. 부사는 처음에 부모의 천륜에 무게를 두지만, 삼부자의 말만 듣고 끝내지는 않아요. 김 처사의 부인과 농옥을 불러 말을 더 듣고, 마지막에도 진짜 선옥이 나타나기 전에는 결단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다만 현실의 질서를 먼저 정리하려는 처결이 농옥에게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끝에 남길 장면
「화산중봉기」의 수록 부분은 결연과 시련을 한 자리에서 보여 줍니다. 앞에서는 속임을 통한 선보기로 선옥과 농옥의 결연이 추진되고, 뒤에서는 가짜 선옥을 둘러싼 송사로 결연의 진실성이 시험받죠. 발화 방식을 묻는 문항에서는 말투만 보면 부족합니다. 통판은 알려진 행적과 속담으로 선옥을 좋게 짐작하고, 농옥은 부군의 얼굴이 다르다고 말한 뒤 자신의 평상시 행동을 들어 그 판단이 병자의 말이 아니라고 밝힙니다. 두 사람이 무엇을 근거로 말하는지 표시해 두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