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학년도 6월 평가원 국어에서 김수장의 시조는 32~34번 고전시가 복합 지문 가운데 한 작품으로 출제되었습니다. 작품 자체는 세 줄뿐이지만, 실제 문항은 꽤 정확한 독해를 요구했습니다. 특히 33번은 “이리저리”를 화자의 태도로 볼 것인지, 강물 위에 띄워 둔 시름의 움직임으로 볼 것인지에서 갈렸습니다.
이번 시험의 등급컷은 화법과 작문 기준 96, 91, 82, 71, 56점, 언어와 매체 기준 95, 89, 81, 70, 56점으로 형성되었습니다. 이 컷을 놓고 보면 문학 32~34번은 최상위권을 무너뜨린 세트라기보다, 중상위권에서 세밀한 표현 독해를 확인한 세트에 가깝습니다. 화작 선택자 기준 33번 정답률이 72%까지 내려갔고, “이리저리”를 화자의 우유부단함으로 본 오답 선택률이 21%였습니다. 김수장 시조는 짧아서 쉬운 작품이 아니라 짧기 때문에 더 정확히 읽어야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원문은 시름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김수장의 이 시조에서 먼저 잡아야 할 말은 “시름”입니다. 시름은 근심, 걱정, 마음속 괴로움에 가까운 추상적 정서입니다. 원래 시름은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그런데 화자는 그 시름을 “꺼내 들어”라고 말합니다. 마음속에 있던 감정을 바깥으로 꺼내 손에 드는 것처럼 표현한 것입니다.
이 작품의 핵심은 시름이 많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시름을 손으로 다룰 수 있는 물건처럼 바꾸는 발상이 핵심입니다. “꺼내 들어”에서 시름은 마음속에만 머무는 감정이 아니라 화자와 분리될 수 있는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뒤에서 강물에 띄워 둘 수 있습니다.
“얽어 매고 둘러 묶어”도 그냥 동작을 많이 늘어놓은 표현이 아닙니다. 시름을 하나의 묶음으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얽고, 매고, 둘러 묶는 동작이 이어지면서 시름은 점점 더 구체적인 물건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풍덩”이라는 소리도 가능해집니다. 본래 소리도 무게도 없는 시름이, 물에 던져 넣을 수 있는 대상처럼 형상화되는 것이죠.
“푸른”과 “풍덩”은 장식이 아니다
“푸른 강물”의 “푸른”은 색채 표현입니다. 이 색채어는 시름이 놓이는 공간을 눈앞에 보이게 만듭니다. 강물은 흘러가는 자연물이고, 그 위에 놓인 것은 화자 곁에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강물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시름을 화자에게서 떼어 내는 공간입니다.
“풍덩”은 음성 상징어입니다. 물체가 물에 들어갈 때 나는 소리를 흉내 낸 말입니다. 이 표현 때문에 시름은 더 확실한 사물성을 갖게 됩니다. 마음속 근심이 물에 들어가며 소리를 낸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인데, 바로 그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상상한 데서 이 시조의 참신함이 나옵니다.
제가 직접 풀 때도 33번은 작품 전체의 정서를 묻는 문제라기보다, 표현 하나하나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따지는 문제로 보였습니다. “푸른”은 공간을 눈앞에 보이게 하고, “풍덩”은 시름의 무게감을 실감나게 하고, “띄워 두면”은 시름이 화자에게서 분리된 상태를 가정합니다. 이 세 표현만 정확히 잡아도 33번의 대부분은 정리됩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흔들린 33번
33번은 “이리저리”가 화자의 우유부단한 태도를 드러낸다는 설명을 걸러 내는 문제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움직임의 주체입니다. 이리저리 떠다니는 것은 화자가 아니라, 강물에 띄워 둔 시름입니다.
| 문항 | 정답률 | 가장 눈에 띄는 오답 | 헷갈린 이유 |
|---|---|---|---|
| 33번 | 화작 72% / 언매 87% | 우유부단한 태도라고 본 선택: 화작 21% / 언매 10% | “띄워 두면”을 시름의 분리로 보지 못하고, 화자의 태도 변화로 넓게 읽은 학생이 많았습니다. |
| 34번 | 화작 82% / 언매 91% | 칡넝쿨의 계절 정보를 잘못 경계한 선택: 화작 9% / 언매 6% | 복합 지문 비교에서 각 작품의 발상이 어디까지 적용되는지 경계를 세워야 했습니다. |
“꺼내 들어 얽어 매고 둘러 묶어”는 행동의 연속적 과정을 보여 줍니다. 시름을 꺼내고, 들고, 얽고, 매고, 둘러 묶는 동작이 이어집니다. 이 동작의 연쇄가 시름을 처리 가능한 대상으로 바꾸는 과정입니다.
“푸른”은 색채 표현을 통해 시적 공간을 눈앞에 보이게 합니다. 시름이 어디에 놓이는지, 어떤 공간으로 옮겨지는지 독자가 바로 떠올릴 수 있게 합니다.
“풍덩”은 음성 상징어를 통해 시름이 물에 들어가는 느낌과 대상의 무게감을 살립니다. 시름은 원래 무게가 없는 마음인데, 이 표현 때문에 묵직하게 던져지는 물건처럼 느껴집니다.
“띄워 두면”은 시름을 강물 위에 놓아 화자와 분리된 상태로 제시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말은 “두면”입니다. 시름은 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화자 바깥의 강물 위에 놓입니다.
“이리저리”를 화자의 망설임으로 읽으면 틀립니다. 강물 위에 떠 있는 시름이 일정한 방향 없이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화자는 이미 시름을 꺼내 묶고 강물에 띄웠습니다. 그 뒤의 움직임은 시름이 자연의 흐름에 맡겨진 상태를 보여 줍니다.
만전춘별사와 비교하면 더 선명해진다
이번 세트는 「만전춘별사」, 김수장 시조, 이정보 시조가 함께 묶였습니다. 세 작품 모두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화자의 바람과 정서를 참신한 방식으로 드러낸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각 작품이 바꾸고자 하는 대상은 다릅니다.
「만전춘별사」에서 “정 둔 오늘 밤 더디 새오시라”라고 말하는 대목은 임과 함께하는 밤이 더디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을 보여 줍니다. 현실의 시간은 마음대로 바꿀 수 없지만, 화자는 그 시간을 주관적으로 늦추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만전춘별사」의 핵심은 임과 함께하는 시간의 지속입니다.
김수장 시조는 다릅니다. 여기서는 임과의 관계를 붙잡는 것이 중심이 아닙니다. 화자는 시름을 꺼내 묶고 강물에 띄워 보냅니다. 핵심은 마음속 시름을 사물화하여 바깥으로 분리하는 것입니다. “절로 삭으리라”에는 시름이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약해지기를 바라는 기대가 들어 있습니다.
이정보 시조는 또 다릅니다. “임으란 회양 금성 오리나무 되고 나는 삼사월 칡넝쿨이 되어”라고 하면서, 임과 내가 나무와 칡넝쿨이 되는 상황을 상상합니다. “이리로 칭칭 저리로 칭칭” 감겨 떨어지지 않겠다는 발상입니다. 이 작품의 중심은 임과 빈틈없이 결합하고 싶은 욕망입니다.
| 작품 | 화자가 바라는 변화 | 핵심 표현 |
|---|---|---|
| 「만전춘별사」 | 임과 함께하는 밤이 더디 흐르기를 바람 | “더디 새오시라” |
| 김수장 시조 | 시름이 화자에게서 분리되어 자연스럽게 삭기를 바람 | “풍덩”, “이리저리”, “절로 삭으리라” |
| 이정보 시조 | 임과 빈틈없이 감겨 떨어지지 않기를 바람 | “칭칭”, “조금도 빈틈없이” |
34번 비교 감상에서 조심할 경계
34번은 “소춘풍”하는 도화와 “납거미” 비유를 한꺼번에 임과 하나가 된 현재로 읽는 설명을 걸러 내는 문제입니다. 「만전춘별사」에서 도화는 시름 없는 대상이고, 잠 못 이루는 화자의 시름과 대비됩니다. 이정보 시조의 납거미 비유는 임과 감겨 떨어지지 않고 싶은 바람을 강조합니다. 둘 다 임과 하나가 된 현재를 보여 주는 표현은 아닙니다.
김수장 시조와 직접 연결되는 판단은 시름이 강물에 떠다니는 것으로 표현된 점, 그리고 시름이 “절로 삭”을 것이라는 발상입니다. 전자는 심적 상태를 형체가 있는 사물로 바꾼 것이고, 후자는 자연의 흐름 속에서 정서가 약해지리라는 기대를 보여 줍니다.
여기서 조심할 점이 있습니다. 이정보 시조의 논리를 김수장 시조에 가져오면 안 됩니다. 이정보 시조는 임과 내가 얽혀 있고 싶은 사랑의 지속이 중심입니다. 김수장 시조는 시름을 내 마음에서 떼어 내 강물에 맡기는 정서 처리 방식이 중심입니다. 둘 다 참신한 발상이지만, 방향이 반대입니다. 하나는 붙잡고 감기려 하고, 하나는 떼어 내 띄워 보내려 합니다.
시험장에서 바로 잡아야 할 풀이 순서
이 작품을 시험장에서 만나면 첫 줄부터 “시름의 사물화”라고 잡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시름은 마음속 괴로움인데, 화자는 그것을 꺼내고 들고 묶습니다. 이 한 줄만 제대로 잡아도 행위의 연속적 과정은 바로 판단됩니다.
둘째 줄에서는 “강물에 띄워 둔다”는 점을 봐야 합니다. 여기서 시름은 화자에게서 분리됩니다. 시름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화자의 바깥에 놓입니다. 이 차이를 잡아야 시름의 분리와 화자의 우유부단함을 헷갈리지 않습니다.
셋째 줄에서는 “이리저리”의 주어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리저리 떠다니는 것은 시름입니다. 화자가 우유부단한 것이 아닙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이 문제를 설명한다면, “이리저리 앞에 생략된 대상이 누구인지부터 찾으라”고 말할 겁니다. 그 대상만 정확히 잡으면 우유부단한 태도라는 설명은 자연스럽게 지워집니다.
마지막으로 “절로 삭으리라”는 이미 해결된 상태가 아닙니다. 앞으로 그렇게 되리라는 기대입니다. 화자는 시름을 강제로 없애지 않습니다. 시름을 밖으로 꺼내 자연의 흐름에 맡깁니다. 이 작품의 정서는 격렬한 극복이 아니라, 시름이 시간 속에서 옅어지기를 바라는 쪽에 가깝습니다.
핵심 정리
- “시름”은 추상적 정서이고, 작품은 이를 형체 있는 사물처럼 바꿉니다.
- “꺼내 들어 얽어 매고 둘러 묶어”는 행위의 연속적 과정을 보여 줍니다.
- “푸른”은 공간을 시각화하고, “풍덩”은 시름의 무게감을 실감나게 합니다.
- “띄워 두면”은 시름이 화자와 분리된 상태가 됨을 보여 줍니다.
- “이리저리”는 화자의 우유부단함이 아니라 강물 위 시름의 움직임입니다.
- 「만전춘별사」는 시간의 지속, 이정보 시조는 임과의 결합, 김수장 시조는 시름의 분리와 자연스러운 약화가 중심입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김수장의 시조는 마음속 시름을 손에 잡히는 물건처럼 꺼내 묶고, 푸른 강물에 띄워 보내, 시간이 지나며 저절로 삭기를 바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시험 포인트는 시름의 원인을 찾는 데 있지 않습니다. 시름이 어떻게 사물화되고, 어떻게 화자에게서 분리되며, 왜 “이리저리”가 화자의 태도가 아니라 시름의 움직임인지를 정확히 읽는 데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