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가 3개가 한 세트로 출제되었습니다. 개념·해석·내용일치를 복합적으로 요구하죠. 특히 31번, 32번, 34번에서 헤매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문제를 보기 전에 충분히 제대로 생각하며 해석하지 않고, 행위의 주체와 표현법의 기능을 끝까지 따라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2026학년도 수능 국어 31~34번을 예로 들어, 어떻게 읽고 생각해야 시간을 덜 쓰고도 틀리지 않을 수 있는지 정리합니다.
📋 목차
(가)~(다) 상황 한 줄 정리
(가) 「북새곡」은 암행어사인 화자가 길을 떠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술 한 병의 뒷배경과 얼음물에 빠진 꼴, 어사 벼슬의 고단함이 유머 섞인 어조로 드러납니다. 수능완성 연계이고, 제가 수능에 나오겠다고 엄청 강조했습니다.
(나)는 방패연에 시름을 적어 정월 대보름 서풍에 실어 날려 보내는 작품입니다. 연의 역동적인 움직임 속에 화자의 여러 가지 시름을 멀리 보내 평안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다)는 강원도 설화지로 만든 연을 한껏 솟구쳐 올려, 그 연줄의 힘으로 먼 데 임을 “낚아 올까 하노라”라고 말합니다. 대상(연)의 움직임에서 화자의 그리움과 욕망이 촉발되는 구조입니다.
(가) 「북새곡」과 32번: 표현 이해의 핵심
32번은 ㉠~㉤을 각각 “언제, 왜 그런 말을 했는지”를 파악하는 문제입니다. 포인트는 상황 + 화자의 인식을 연결해서 읽는 것입니다.
- ㉠ ‘우리 말이 지쳤구나’ → 서성까지 오래 달려온 말이 지쳐서, 잠깐 쉬고 먹이를 주려는 상황.
곧바로 “서성 밖에 잠깐 쉬어 말 얻어 먹이려니”로 이어지므로, 행로를 멈춘 이유 + 여정의 고단함이 동시에 드러납니다. - ㉡ ‘촌인의 솜씨 아녀’ → 술맛이 너무 좋아서 “분명 관가 술일네”라고 판단하는 근거가 됩니다. 즉, 맛 평가 → 출처 추론 구조입니다.
- ㉢ ‘수상히 오는 손’ → 술장수 입장에서 화자를 본 것에 대한 추측입니다. “나인 줄 짐작하고 짐짓 싸게 파는구나”라는 해석으로 이어지므로, 싸게 판 이유를 추정하는 단서입니다.
- ㉣ ‘유심터라 이 부사야, 너 언제 날 알더냐’ → 여기서가 핵심입니다. 설의법으로, “원래 알던 사이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신경을 쓰냐” 정도의 고마움+비꼼이 섞인 말입니다. 옛 인연이 있어서 알아본 것이 아니라, 암행어사에게 잘 보이려는 계산된 배려를 비튼 말이죠.
- ㉤ ‘억지로 발 드리운들 그 누가 저어하리’ → 얼음물에 빠져 “동태가 된” 꼴로는, 가마 발을 내려 모습을 가려도 누가 두려워하겠냐는 말입니다. 위엄을 세우기 어려운 상황 인식입니다.
32번 4번 선지를 틀리는 이유는 설의법을 그대로 질문
으로 읽기 때문입니다.
설의법은 문장 끝이 물음표처럼 생겨도, 실제로는 ‘강한 단정이나 평가’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이 패턴이 거의 매년 나옵니다.
(나) 방패연 사설시조와 31·33번: ‘자연 현상’이 아니라 ‘연’이다
(나)의 핵심 이미지는 방패연 + 하얀 실 + 시름입니다. 화자는 “이 시름 저 시름 여러 가지 시름”을 방패연에 세세히 적은 뒤, 서풍이 고이 불 때 얼레 줄을 끝까지 풀어 멀리 떠나보냅니다.
31번에서 3번 선지처럼 “자연 현상의 변화를 드러낸다”로 읽으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백룡의 굽이같이 굼틀뒤틀 뒤틀어져”라는 표현은 ‘자연 현상’의 변화가 아니라 연의 움직임을 용(백룡)에 빗댄 직유법입니다. 다시 말해, 변화하는 주체는 연이지 바람이나 구름·비 자체가 아닙니다.
고전 시가에서 이런 실수를 막으려면, 한 문장을 볼 때마다 “지금 움직이는 건 누구냐?”, “변하는 건 무엇이냐?”를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이게 바로 사용자가 강조한 행위 주체를 끊임없이 의식하는 읽기입니다.
33번에서 ⓐ 방패연은 “하얀 실 한 얼레를 끝까지 풀어 띄울 제”라는 구절 덕분에, 실을 끝까지 풀어 가능한 한 멀리 보내는 대상임이 확정됩니다. 그래서 ①처럼 “감긴 실을 끝까지 풀어서 멀리 떠나보내려는 대상”이라는 해석이 정답이 됩니다.
(다) 강원도 설화지 연 사설시조와 33·34번: 임에게 가는가, 임을 데려오는가
(다)에서는 강원도 설화지로 연을 만들고, 줄을 굵고 튼튼하게 달아 구름에 걸릴 정도로 높이 띄웁니다. 연의 움직임 자체도 생동감 있게 제시되지만, 마지막이 중요합니다.
“먼 데 임 줄맥을 길게 대어 낚아 올까 하노라”에서, 화자가 상상하는 행위의 방향은 ‘임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임을 나에게 데려오는 것’입니다. 34번 3번 선지처럼 “임에게 가려고 한다”고 하면, 실제 시 속의 행위 방향과 정확히 반대가 되어 오답이 됩니다.
34번은 보기의 말처럼 결국 내용일치 문제입니다. (다)에서 연은 화자의 욕망을 촉발시키는 대상이고, 그 욕망의 구체적인 방향이 “임을 끌어당겨 내 쪽으로 오게 하고 싶다”라는 점만 정확히 잡으면, 선지의 틀린 지점을 금방 발견할 수 있습니다.
31번이 ‘개념 문제’인 이유와 귀납적 사고
31번은 표면적으로는 (가), (나)의 서술 내용을 묻지만, 실제로는 문학 개념 문제입니다. 왜 이런 문제에서 시간을 많이 쓰고 틀릴까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 지문을 읽을 때 개념 이름(직유법, 대구, 대조, 설의법 등)을 먼저 찾으려 한다.
- 선지에서 개념 용어를 보면, 그 용어에 끌려가서 문맥을 끝까지 대조하지 않는다.
수능 국어에서 개념은 항상 귀납적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먼저 지문을 읽으며 “무엇을 어떻게 표현했는가”를 사례 단위로 정리하고, 그다음에 그 사례에 붙는 이름이 직유인지 대조인지 설의인지 거꾸로 올라가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31번 ③선지는 “가상의 존재에 빗대는 표현을 사용”이라는 구간까지는 맞지만, 그 효과를 “자연 현상의 변화를 드러낸다”고 일반화하는 순간, 연이라는 구체적 대상을 놓치게 됩니다. 이처럼 사실(지문) → 개념(이름) → 효과 순서로 올라가야지, 개념 이름에서 바로 효과를 추측해 내려오면 오답으로 빠지기 쉽습니다.
설의법·내용일치로 마무리 정리
이 세트에서 마지막으로 정리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설의법 해석과 내용일치 방향성입니다.
- 설의법 “너 언제 날 알더냐”처럼 답을 요구하지 않는 질문은, 실제로는 강한 평가·감탄·비판입니다. 매년 시험에 출제되는 표현이니, “문장 겉모습은 질문이지만, 속뜻은 단정”이라는 점을 항상 확인해야 합니다.
- 내용일치 34번처럼 행위 방향이 살짝 바뀐 선지가 자주 나옵니다. 이때는 “누가, 누구를, 어디로,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차분히 따지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다)에서처럼 ‘임에게 가는 것’과 ‘임을 데려오는 것’은 해석상 완전히 다른 선택지입니다.
결국, 이 지문 묶음이 말해 주는 한 가지는 단순합니다. 항상 해석하고, 행위 주체를 생각하면서 읽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 개념은 그다음 문제입니다. 지문 속 장면과 움직임을 머릿속에서 충분히 그려 낼 수 있다면, 31~34번 같은 문제는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풀 수 있습니다.
Q1. 31번 같은 개념 문제, 시간 많이 안 쓰고 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문을 볼 때 먼저 개념 이름을 찾지 말고, 문장별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표현했는가”를 표시해 둔 뒤, 선지에서 그 표현을 다시 대조하세요. 개념은 맨 마지막에 붙인다고 생각하면 속도가 빨라집니다.
Q2. 연이 나오는 (나), (다)를 자꾸 헷갈립니다.
(나)의 연은 ‘시름을 적어 멀리 보내는’ 역할, (다)의 연은 ‘임을 나에게 끌어당기려는 매개’입니다. 하나는 보내는 연, 하나는 끌어오는 연이라고 기억하면 정리가 쉽습니다.
Q3. 설의법을 볼 때마다 그냥 “강조”라고만 쓰게 됩니다.
설의법은 항상 “무엇을 어떻게 강조하는가”까지 써야 합니다. 예를 들어 “너 언제 날 알더냐”는 ‘알던 사이도 아닌데 이렇게 신경 쓰는 상황’을, 고마움과 비꼼을 섞어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